법이 정한 출발점
민법은 임대인에게 임차인이 집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 줄 의무를 지우고 있어요. 그래서 원칙은 임대인 부담이에요.
다만 아주 사소한 것까지 집주인이 오는 건 현실적이지 않아서, 실무와 판례는 큰 수선은 임대인, 사소한 유지는 임차인으로 나눠서 봐요. 갈라지는 기준은 두 가지예요.
- 그게 없으면 사는 데 지장이 있는가 — 보일러, 상하수도, 전기처럼 기본 기능이면 임대인 쪽이에요.
- 왜 고장 났는가 — 낡아서면 임대인, 임차인이 잘못 써서면 임차인이에요.
경계선 정리
| 보통 임대인 | 보통 임차인 | 자주 다투는 것 |
|---|---|---|
| 보일러 고장·수명 종료 교체 | 전구·형광등 교체 | 곰팡이 — 외벽 결로나 누수가 원인이면 임대인, 환기를 안 해서 생긴 것이면 임차인 쪽으로 봐요. 원인 확인이 먼저예요. |
| 배관 누수, 옥상·외벽 방수 | 수도꼭지 패킹, 샤워헤드 | 변기 막힘 — 배관 구조 문제면 임대인, 이물질을 버려서면 임차인이에요. |
| 전기 배선, 두꺼비집 이상 | 방충망 소모, 문고리 나사 | 에어컨 — 처음부터 설치돼 있던 것이면 임대인 쪽, 임차인이 설치한 것이면 임차인이에요. 청소는 보통 임차인 몫이에요. |
| 창호 하자, 새시 뒤틀림 | 임차인 과실로 깨진 유리 | 도배·장판 — 살면서 생기는 낡음은 임대인, 훼손은 임차인이에요. (보증금 공제 기준) |
| 공용부 조명·계단·정화조 | 쓰레기 배출, 실내 청소 | 싱크대·수전 노후 — 연식이 오래됐다면 임대인 쪽으로 기울어요. |
"모든 수리는 임차인 부담" 특약은 그대로 인정되기 어려워요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통째로 없애는 약정은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워요. 대신 범위를 좁혀 적으면 쓰임새가 있어요. 예를 들어 "소모품 교체와 10만 원 미만의 경미한 수선은 임차인이 부담한다"처럼요. 금액 기준을 넣으면 서로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특약 쓰는 법)
임차인이 먼저 고쳤다면
임대인이 고쳐야 할 것을 임차인이 급해서 먼저 처리했다면, 그 비용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연락을 받고 미루는 게 가장 나쁜 선택이에요. 비용도 나가고 관계도 나빠져요.
반대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알리지 않고 큰 공사를 해버린 경우에는 범위를 두고 다툼이 생겨요. 계약서에 "하자는 임대인에게 먼저 알린다"는 절차를 적어두면 양쪽 모두 편해져요.
연락이 왔을 때 처리 순서
- 접수 — 언제, 어디가, 어떻게 되었는지와 사진을 받으세요. 전화로만 들으면 나중에 남는 게 없어요.
- 원인 확인 — 노후인지 과실인지에 따라 부담 주체가 갈려요. 애매하면 업체 의견을 받아두세요.
- 부담 주체 통지 — 누가 부담하는지를 작업 전에 알리세요. 고치고 나서 청구하면 거의 분쟁이 돼요.
- 업체 배정과 일정 — 임차인과 방문 시간을 맞추세요. 집에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일이에요.
- 완료 확인 — 완료 사진과 영수증을 남기세요. 퇴거 정산 때 근거가 돼요.
긴급한 것과 아닌 것을 나눠 두세요
누수, 정전, 한겨울 난방 고장, 도어락 사망은 당일에 움직여야 하는 일이에요. 방충망이나 문고리는 다음 방문 때 묶어서 해도 돼요. 이 구분을 미리 정해두면 밤늦은 전화에 덜 흔들려요.
기록이 남아야 정산이 돼요
수리 이력이 없으면 퇴거할 때 "이건 원래 그랬다", "아니다"로 끝나지 않는 대화가 시작돼요. 접수일, 원인, 누가 부담했는지, 완료 사진이 한 곳에 있으면 그 대화가 5분이면 끝나요.
호실이 여러 개면 이 기록을 문자와 카톡, 통화 기록에 흩어놓게 돼요. 정작 필요할 때 못 찾는 게 문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