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은 하나예요. 그냥 살아서 생긴 것인가
임차인에게는 집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을 의무가 있어요. 다만 그 범위가 "들어왔을 때와 똑같이"는 아니에요.
대법원은 임차인이 통상적인 방법으로 살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마모, 이른바 통상손모는 임차인이 물어낼 것이 아니라고 봐요. 이유가 명쾌해요. 집은 쓰라고 빌려준 것이고, 쓰면 닳는 것은 애초에 예정된 일이며, 그 닳는 만큼의 값은 이미 월세에 들어 있다는 거예요. 닳는 값을 월세로 받고 퇴거할 때 또 받으면 두 번 받는 셈이 돼요.
그래서 실무에서는 이렇게 갈려요.
| 구분 | 예시 | 누가 부담하나 |
|---|---|---|
| 그냥 살아서 생긴 것 (통상손모) |
벽지 색이 바램, 가구 눌린 자국, 바닥재가 전체적으로 닳음, 못 자국 몇 개, 오래된 실리콘 변색 | 임대인 |
| 쓰다가 잘못해서 생긴 것 (임차인 과실) |
담배 그을음과 냄새, 반려동물이 긁거나 물어뜯은 자국, 벽에 크게 뚫은 구멍, 곰팡이를 방치해 번진 것, 깨진 유리·문짝 | 임차인 |
| 원래 낡아가는 것 (노후) |
보일러 수명이 다 됨, 배관 노후로 인한 누수, 창틀 뒤틀림 | 임대인 |
"도배·장판은 임차인 부담" 특약은 유효한가
특약으로 정할 수는 있어요. 다만 법원은 무엇을 어디까지 부담하는지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를 봐요. 그냥 "원상복구한다"거나 "도배·장판은 임차인 부담"처럼 뭉뚱그린 문구는 다툼이 생겼을 때 임대인 뜻대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특약을 쓰신다면 이렇게 구체적으로 적어두시는 편이 나아요.
- 대상: 거실·방 전체 벽지, 바닥재 등 어디인지
- 범위: 전체 교체인지 부분 보수인지
- 예외: 통상적인 사용으로 인한 마모는 제외한다는 점
- 기준: 시공 시점과 자재 등급
그리고 계약할 때 임차인에게 말로 설명하고 확인을 받아두는 것이 중요해요. 계약서에 있었지만 설명을 못 들었다는 주장이 자주 나와요.
액수는 얼마가 적정한가
임차인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새것으로 바꾸는 값 전부를 받기는 어려워요. 5년 쓴 벽지를 임차인이 훼손했다면, 그 벽지는 이미 5년치가 닳아 있던 상태예요. 남아 있던 가치만큼만 물어내는 것이 원칙이에요.
실무에서는 자재의 통상 수명을 잡고, 쓴 기간만큼 뺀 나머지를 청구하는 식으로 계산해요. 예를 들어 벽지 수명을 6년으로 보고 3년 살았다면 절반쯤이 남은 가치예요.
다툼을 막는 건 결국 사진이에요
입주 전과 퇴거 시점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두면 대부분의 다툼이 그 자리에서 끝나요. 반대로 사진이 없으면 "원래 그랬다"와 "아니다"가 평행선을 달려요. 입주 당일 방마다 한 바퀴 찍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순서를 지키면 갈등이 줄어들어요
- 퇴거 전에 함께 점검해요. 임차인이 있는 자리에서 확인하면 나중에 말이 달라지지 않아요.
- 공제 항목을 먼저 알려요. 금액만 통보하지 말고 무엇 때문에 얼마인지 항목으로 보여주세요.
- 견적서나 영수증을 남겨요. 실제로 든 비용이라는 근거가 있어야 해요.
- 이견이 있으면 들어봐요. 바로 소송으로 가는 것보다 조정이 빠르고 싸요.
합의가 어려우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어요. 소송보다 비용과 시간이 훨씬 적게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