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할 수 있는 시점은 정해져 있어요
민법은 밀린 월세가 두 달치에 이르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요(민법 제640조). 여기서 중요한 점이 둘 있어요.
- 연달아 밀릴 필요가 없어요. 10월분을 안 내고 11월분은 냈다가 12월분을 또 안 냈다면, 합쳐서 두 달치이므로 해지 사유가 돼요.
- 일부만 낸 것도 쌓여요. 절반씩 네 번 덜 냈다면 두 달치가 돼요.
그래서 얼마가 밀려 있는지를 정확히 계산해 두는 것이 첫 단계예요. 매달 얼마를 청구했고 얼마가 들어왔는지 기록이 없으면, 나중에 다툼이 생겼을 때 임대인이 불리해져요.
단계별로 무엇을 할까
1단계 · 안내 (연체 직후)
기한이 지나면 바로 알리세요. 감정을 담지 말고 사실만 적으면 돼요. 얼마가 언제까지 안 들어왔고 얼마를 언제까지 넣어달라는 내용이면 충분해요.
이 단계에서 대부분 해결돼요. 잊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다만 보낸 기록을 남기세요. 문자든 앱이든 나중에 "연락받은 적 없다"는 말을 막아줘요.
2단계 · 독촉 (2회 이상 밀렸을 때)
이때부터는 톤을 바꿔요. 밀린 총액과 계약상 근거를 적고, 언제까지 안 들어오면 계약 해지를 검토한다는 점을 알려요. 여전히 문자로 하되 내용을 분명히 해요.
3단계 · 내용증명 (두 달치가 넘었을 때)
내용증명은 특별한 힘이 있는 서류가 아니라 "이런 내용을 언제 보냈다"를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이에요. 그런데 이 증명이 나중에 소송에서 크게 작용해요.
담을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 임대차 계약의 내용(주소, 호실, 기간, 월세)
- 밀린 내역 — 몇 월분이 얼마씩, 합계 얼마
- 언제까지 내달라는 기한
- 기한까지 안 되면 계약을 해지한다는 뜻
-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름·주소
같은 내용으로 3통을 만들어 우체국에 내면 1통은 상대에게 가고, 1통은 우체국이, 1통은 보낸 사람이 보관해요.
해지 의사를 반드시 적으세요
"돈을 내달라"고만 적고 해지 이야기를 빼면, 나중에 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져요. 해지하겠다는 뜻이 상대에게 전달되어야 해지가 돼요.
4단계 · 명도소송
해지가 됐는데도 나가지 않으면 집을 비워달라는 소송을 내요. 직접 문을 따고 짐을 빼는 것은 안 돼요. 그건 형사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소송 전에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요. 소송 중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면 판결을 받아도 그 사람에게는 집행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판결이 나면 강제집행으로 짐을 내보낼 수 있어요. 여기까지 오면 몇 달이 걸리고 비용도 들어요. 그래서 1~3단계를 미루지 않는 것이 결국 가장 싼 방법이에요.
보증금은 언제 쓰나
밀린 월세는 나갈 때 보증금에서 빼면 돼요. 다만 보증금이 있으니 괜찮다고 두고 보는 건 위험해요. 보증금은 밀린 월세만이 아니라 원상복구 비용과 미납 관리비까지 감당해야 하고, 나가지 않고 버티는 기간에도 계속 깎여 나가요.
보증금이 밀린 금액에 가까워지고 있다면 이미 늦은 편이에요. 그전에 움직이세요.
미리 해두면 좋은 것
- 매달 청구서를 남기세요. 구두로 받으면 얼마가 밀렸는지 증명하기 어려워요.
- 입금 확인을 미루지 마세요. 두세 달 지나서 몰아 보면 이미 두 달치가 밀려 있어요.
- 연락 기록을 남기세요. 전화만으로 독촉하면 아무 증거가 남지 않아요.